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4. 후지산 제로포인트 트래킹 후기 (4)
    여행 2024. 12. 29. 19:21
    반응형

    목차

      오늘은 3. 후지산 제로포인트 트래킹 후기(3) 이어 마지막 후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3일차

       

       

      1. 새벽 1시 기상

      후지산 정상은 해발고도 3,776m라 8부능선(3,250m)에서 약 500m만 오르면 되지만, 그 경사가 거의 60 ~ 70도이기 때문에 시간이 배로 든다는 것을 고려하여 새벽 1시에 기상하였습니다.

       

      저와 교주의 수면시간은 대략 3시간 남짓이라 체력회복이 거의 되지 않았지만,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해발고도가 3,000m 이상이라 7월 한여름에도 체감기온이 영하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중무장을 해야 했습니다.

       

      ※ 헤드랜턴은 필수이며, 넥워머, 방한용 이너웨어, 가벼운 고어텍스 재킷 및 플리스 등을 여러 겹 껴입어서 추위에 대비함과 동시에 짐의 부피와 무게도 고려해야 합니다!

       

      후지산 8부 능선에서 등산을 준비하는 교주와 나후지산 9부 능선 표지판후지산 정상 아사마 대사 오쿠미야 표지판
      (좌측) 새벽에 중무장 후 출발을 준비하는 교주와 나, (가운데) 9부 능선 표지판, (우측) 정상에 위치한 아사마 대사 오쿠미야에 있는 표지판

       

       

      2. 후지산 정상을 향해

      하루 전에만 해도 한여름 날씨를 체험하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영하의 날씨를 맞이하게 되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등산로에 살얼음이 끼기 시작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정신을 집중해서 내디뎌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에서 혹한의 날씨를 겪었을 때보다 더 힘들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 추위로 인해 무한 콧물과 눈물이 시야를 계속 가렸습니다...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우습게 후지산을 보면 안된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그렇게 사투를 벌인 끝에 약 3시간 반만에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약 500m만 내딛으면 되는 거리가 3시간 반이나 걸려 후지산 정상에 도착하면서 속으로 '그럼 에베레스트 같은 곳의 정상은 어떨지 전혀 상상이 안되는군...'이라고 속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나와 교주, 너무 추워서 보온용 은박 담요로 몸을 덮었습니다ㅎㄷㄷ

       

       

      3. 후지산 정상에서 

      일출시간까지 약 30분을 강풍과 추위 속에서 버텼지만, 기상이 갑자기 악화되어서 오하치메구리 분화구 등에 가는 길이 통제되었습니다.

       

      쾌청한 날씨속에서 후지산 정상의 일출을 맞이하는 것을 꿈꿨으나 이를 이루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었지만, 집착과 미련 때문에 저체온증으로 인한 일신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을 기약하며 긴급 하산을 결정했습니다.

      (지리산 천왕복 일출을 보기 위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후지산 정상의 일출을 보는 것 또한 그 난이도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ㅜㅜ)

       

      후지산 하산길 후지산에서 하산 중인 교주
      (좌측) 후지산 꼭대기에 낀 구름 속 하산길 풍경, (가운데) 강풍 속에서 조심스럽게 하산 중인 교주의 모습, (우측) 하산 목적지인 Gotemba 5부 능선길

       

       

      하지만 하산길이 정말 만만치 않았습니다.

       

      몸의 중심을 제대로 잡기 힘들 정도로 강풍이 불었으며, 살얼음이 녹기 시작한 급경사 비탈길을 최대한 집중하여 한걸음씩 내딪었습니다.

       

       

      후지산 하산길에서 맞이한 강풍

       

       

      4. 고텐바 능선 하산길

       

      험난한 하산길을 몇번이나 넘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ㅎㅎㅎ

       

      정말 왜 등산 가방을 허리에 꽉 묶어서 매라고 하는지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던 것이 넘어지면서 가방을 쿠션으로 활용하여 최대한 몸에 충격이 덜 가해지도록 했습니다.

       

      그러던 중 하늘을 보니 갑자기 구름 사이로 햇살이 스멀스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구름 사이로 살며시 보이는 햇살

       

       

      그래서 교주에게 잠시 멈춰서 하늘을 관망하자고 한 후 햇살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라는 찰나에 사진과 같이 태양이 점점 선명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후지산 햇살후지산 햇살후지산 햇살
      서서히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후지산 구름 사이 태양

       

       

      그렇게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태양을 잠시 감상한 후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하산길에 위치한 7.5부 능선에 위치한 수나바시리 산장(Sunabashiri kan)에서 무려 1,200엔짜리 라면을 먹는데 그 맛이 역대급 인생 라면 맛이었습니다!

       

      후지산 수나바시리 산장의 라면후지산 고템바 하산길
      (좌측) 대략 12,000원짜리 후지산 라면, 그러나 그 맛은 어느 라면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우측) 라면을 먹은 후 고텐바 6부 하산길에 접어드는데 갑자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 하늘

       

      라면 흡입 후 약 2시간만에 6부 능선에 도착하니 서서히 구름이 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6부 능선부터는 하산길도 완만해지기 시작해서 안도감이 들었는데, 딱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고텐바 6부 능선 하산길부터는 하산길이 작은 돌덩이와 모래로 뒤덮여 있어서 신발에 작은 돌덩이들과 모래가 계속 들어온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트레일러닝화를 신고 있었던 저와 교주는 스패츠(신발덮개)가 없어 이에 무방비였고, 새끼 발가락 부근에 데미지가 누적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체력이 고갈되어 이러한 악조건과 누적되는 데미지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후지산 고템바 하산길후지산 고템바 하산길후지산 고테바 하산길
      돌덩이와 굵은 모래로 뒤덮인 고텐바 하산길(Gotemba Trail)

       

       

      그리고 나중에는 교주와 거리가 멀어져 시야에서 교주가 사라졌지만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갑자기 기온이 확 올라감에 따라 입고 있던 옷들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산길을 저벅저벅 내려가고 있는데 트레일러닝을 하며 후지산을 올라가는 귀인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天 外 天의 풍경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후지산 고텐바 하산길후지산 고템바 하산길후지산 고텐바 하산길
      끝없이 펼쳐진 돌덩이와 굵은 모래로 뒤덮인 고텐바 하산길(Gotemba Trail)

       

      그렇게 약 6시간만에 고텐바 5부 능선 하산길을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고, 고텐바 5부 능선의 종착지인 고텐바 입구 신5합목(御殿場口新五合目)에서 시즈오카현에 위치한 고텐바 버스터미널로 가는 일반 버스를 탄 후 고텐바 버스터미널에서 고속 버스를 탄 후 신주쿠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고텐바 5부 능선에서 바로 보이는 휴식처는 버스가 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곳을 경유해서 조금 더 내려와야 고텐바 입구 신5합목 버스승강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후지산 제로포인트 트래킹 완주의 흔적
      (좌측) 고텐바 입구 신5합목에서 시즈오카현 고텐바 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버스의 시간표, (가운데) 시즈오카현 고텐바 버스터미널, (우측) 후지산 제로포인트 트래킹 완주 후 영광의 흔적

       

      정리하면,

       

       

      (1) 후지산 정상에서 고텐바 5부 능선 하산길을 소화하는데 대략 6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2) 저희같은 경우 고텐바 입구 신5합목에서 시즈오카현 고텐바 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탄 후 신주쿠역에 안전하게 도착하기 위해 타임 리미트(Time Limit) 미션을 애초에 계획했습니다.

      → 위에 사진에서 보듯이 버스 운행 횟수 및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계획을 세울 때 한번 더 확인하시길 추천합니다!

      (3) 이에 따라 저희는 11:55분에 고텐바 입구 신5합목(御殿場口新五合目)에서 시즈오카현 고텐바 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탄 후 약 40분만에 도착하였습니다.

      고텐바 버스터미널은 고텐바역 뒷편에 있습니다!

      (4) 그리고 고텐바 버스터미널에서 신주쿠역까지 가는 버스는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며, 약 2시간이 소요됩니다.

      → 저희는 운 좋게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어서 신주쿠역에 오후 3시를 조금 지나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고텐바 5부 능선 → 고텐바 입구 신5합목 → 고텐바 버스터미널 → 신주쿠역

       

       

      5. 후지산 제로포인트 트래킹 소감

      위와 같은 여정을 거쳐 신주쿠역에 도착하여 개인일정을 소화한 후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비록 엄청나게 힘든 도전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함께한 교주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다음에 제로포인트 트래킹을 도전하실 분들이 있으시면, 다음의 주의점을 명심하시길 강권합니다!

       

       

      (1) 생각 이상으로 경사가 높고, 체력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자만하거나 교만해져서는 안됩니다.

      (2) 여름 등산장비부터 겨울 등산장비까지 준비해야 하므로 짐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기능성 고컬리티 제품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3) 철분 및 식용 포도당 그리고 에너지 젤리 등을 여유 있게 챙겨서 힘들 때마다 스팀팩처럼 자주 복용하길 강권합니다.

      (4) 하산길의 돌덩이 및 모래에 대비하여 스패츠를 꼭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5) 쓰레기 처리가 불가하기 때문에 쓰레기를 담을 공간까지 생각해서 등산용 가방의 경우 최소 50L짜리 이상을 준비하시길 추천합니다.

       

       

      이상 다음과 같이 주제넘는 조언을 드리며, 후지산 제로포인트 트래킹 후기를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리며, 혹시나 후지산 제로포인트와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십시오!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