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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 경제학으로 본 ESG의 허와 실
    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4. 12. 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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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대략 2020년을 전후 국가, 재계, 금융 분야 등에서 'ESG' 준수가 다시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습니다.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그리고 'Governance(지배구조)'의 중요성과 각국 정부 및 기업의 관심과 준수를 강조하는 내용인데 겉으로 봤을 때 아주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내용을 '유토피아'적으로 바라보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ESG' 등장의 배경 및 세계 강대국들의 대응과 반응 등이 저를 의심쩍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제 맘대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SG 개념
      ESG 주요 개념(출처: 한국거래소)

       

       

      1. ESG의 등장 배경

      'ESG'는 20년 전인 2004년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와 금융기관들이 함께 발간한 'Who Cares Wins' 보고서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이 환경,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배구조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뉴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세계적인 어젠다로 등장한 측면이 강했고,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다가 2018년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언론을 통해 'ESG'를 강조하기 시작하다가, 2020년 자신의 고객(?)들인 세계 주요 기업들에게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ESG'를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지 않으면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연례 서한을 통해 경고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블랙록 CEO 래리 핑크
      BlackRock의 투자이력을 살펴보면 이 사모펀드가 갑자기 'ESG'를 강조하는 것에 진정성이 의심될 수 밖에 없습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하지만 엑손모빌, 록히드 마틴, 중국 인민해방군(PLA) 관련 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 블랙록이 갑자기 ESG를 강조하는 모습은 지극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대표적인 그린워싱(Green Washing,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 경영을 하지 않으면서, 친환경 이미지로 세탁하는 행위)의 예이자, '다른 목적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시기가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잘 생각해보면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점(2017년 ~ 2021년)부터 미중 갈등은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양자 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로이터 케빈 라마르크)

       

      남중국해 갈등 시작(2018년), 무역분쟁 및 화훼이 제재 시작 (2018년), 홍콩 시위(2019년), 대만여행법 및 미국의 대만 상대 첨단무기 판매(2020년),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2020년) 등 여러 사건들이 발발하면서 미중 갈등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사건들은 'Social(사회)' 및 'Goverance(지배구조)'에 대한 중국의 약점을 전세계적으로 제대로 들추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때 연 10조 달러(한화로 약 1경 4,000조 원)을 굴리는 미국의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록'이 중국의 취약점인 'ESG'를 겨냥해서 우회적으로 중국 기업들 및 대중국 투자에 대한 압박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지수 차트
      2015년 중국 증시 버블 붕괴로 상하이 지수가 급락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출처: Trading Economics)

       

      중국과 같이 중앙당국이 국가통계를 마사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회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앞서 언급한 사건들 외 중국의 산업구조 개편(제조업 → 서비스)에 따른 성장치 감소, 지방 성(省)을 위주로 나타난 부동산 버블 붕괴, 중국 정부의 플랫폼 산업 규제, 지방 정부 및 국영 기업의 과도한 부채 등이 결합되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즉, (15) 경제학으로 본 "유동성 무제한 공급이 뭔가요?" 마무리 부분에서 다룬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약점을 미국 정부와 금융계가 동시에 파고들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미국이 자신의 헤게모니 유지를 위해 중국에 대한 외교, 군사, 민간 부분의 동시적인 타격이 있었고, 그 중 민간 금융분야에서 'ESG'를 활용한 중국 금융시장 견제가 그 중 하나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 ESG와 파리협약

       

      ① 모하메드 이르파안 알리 대통령의 일침

      ESG 중 Environment와 관련된 파리협약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목표로 전세계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 그룹이 개발도상국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3월 29일에 있었던 BBC의 'HARDtalk' 프로그램 진행자 스티븐 새커가 진행한 모하메드 이르파안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과의 인터뷰(참고:https://www.bbc.co.uk/programmes/m001xt5x) 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산업혁명을 거쳐 급속한 경제 성장을 달성함과 동시에 심각한 환경파괴를 유발한 서구 국가들이 지금에서야 개도국을 향해 환경보존을 위해 희생하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매우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인터뷰의 중 가이아나의 유전 개발에 대해 탄소배출 유발을 지적한 스티븐 새커의 비판을 정면으로 맞받아치며, 선진국의 내로남불을 지적한 모하메드 이르파안 알리 대통령의 모습이 백미였습니다.

       

       

      BBC HARDtalk 스티븐 새거 진행자와 가이아나 대통령 모하메드 이르파안 알리
      BBC의 'HARDtalk' 프로그램 진행자 스티븐 새커와 가이아나 대통령 모하메드 이르파안 알리, 경제발전과 탄소배출 간 양의 상관과계를 두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시각차를 확실히 알 수 있엇습니다.(사진 출처: BBC News)

       

      ② 미국의 비일관적인 태도

      미국의 경우 Environment와 관련하여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스탠스가 다음과 같이 계속 변해왔습니다.

       

      2015년 파리협약이 체결된 당시 미국 오바마 대통령(민주당)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확대를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집권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은 미국 경제 및 에너지 독립성을 저해하며, 중국을 중심으로한 개도국에 비해 불리하다는 논리와 함께 파리협약을 탈퇴했습니다.

      → 여기서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민주당)은 파리협약에 재가입하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52% 감축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발표와 함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에 약 3,690억 달러(약 490조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 일론 머스크는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상황에 따라 어느 한 쪽으로도 갈 수 있도록 길을 잘 터놨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트럼프 대통령(공화당)이 당선됨에 따라 또다시 '파리협약' 탈퇴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미국의 'Environment'와 관련된 비일관적인 태도는 '파리협약'에 대한 전세계적인 구속력을 약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국익이 우선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우리나라의 ESG

       

      ①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

      우리나라는 삼성, SK, 현대·기아 자동차 등 대기업 위주로 현재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 및 한국ESG기준원을 통해 국내 상장회사의 ESG 준수 수준을 평가하고 있으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2024.10.22. 시행)을 시행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실제로 눈에 뛰는 진척이 보이는 사례는 잘 보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② Environment (태양광 분야)

      태양광 분야의 경우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부품들인 태양광 셀 및 태양광 모듈을 국내가 아닌 중국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습니다.(태양광 셀의 약 70%, 태양광 모듈의 약 30%를 중국에서 수입 중인 상황)

      → 출처: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3/08/23/6KBNJI6RXRFGTM6SBDOSVEBXKY/?utm_source=chatgpt.com)

       

      즉, 정책적으로 태양광 분야를 강화하여 친환경 에너지 수급을 확대할 거라면, 아무리 가격 경쟁력에 밀리더라도 국내산을 쓰는 것을 지향함과 동시에 국내 태양광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맞는데 해외에 의존하는 형태는 ESG 강화 및 에너지 독립성 확보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태양광 발전 난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 및 피해 또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감시하고 관리해야 할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대책이 부실한 측면을 볼 때 'ESG' 또는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이권 공유가 공익을 앞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출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11409400005577?utm_source=chatgpt.com

       

      ③ Environment (전기차 분야)

       

      (1) 에디슨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혹시 '에디슨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아시나요?

       

      이 사건은 '전기버스'와 관련된 '환경문제' 및 주가조작이라는 '지배구조' 문제가 혼재된 사건으로 ESG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기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전 회장 및 경영진은 쌍용차 인수를 발표하며 주가를 부양한 후, 허위 공시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 과정에서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이브이(EV)의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후 상장폐지되어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은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이면을 살펴보면,

       

      1) 에디슨모터스는 장쑤 신강 오토모티브(JJAC)로부터 차체, 배터리, 전기모터 등 주요 부품을 모두 들여와 조립해 판매하는 비즈니스 구조였습니다.

      → 출처: https://www.khan.co.kr/article/202210122129025

      2) 실상 국산에서 조립했기 때문에 국산 전기차 생산이라는 명분으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1,960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수령한 상황이었습니다.

      → 출처: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8/09/2023080900204.html?utm_source=chatgpt.com

      3) 이러한 정부 보조금 및 부품 및 완제품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언론 플레이 및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에디슨EV(현재 상장폐지, 스마트솔루션즈을 사명 변경)'의 주가를 뛰운 후 적자 및 가짜 매출(회계조작) 등을 덮으려는 목적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 출처: https://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5344

      → 출처: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76667.html

      4) 이에 따라 이전부터 정권 특혜주(속칭 테마주)라는 인식과 함께 투자를 감행했던 소액주주들 피해액(7000억 원으로 추산)이 발생했으며, 강영권 전 회장 및 경영진의 주가조작 및 불법대출과 관련된 재판은 현재까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출처: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28689?utm_source=chatgpt.com

       

       

      에디슨 모터스 군산 새만금단지 공장 준공식
      2021년 8월 19일 군산 새만금단지에서 준공식을 가졌던 에디슨모터스 및 정부 관계자들 (사진 출처: 이튜뉴스)

       

       

      (2) 에디슨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바라봐야 할 점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특정 정권 및 정당에 대한 비판보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 'ESG'라는 이념 및 아젠다는 대중을 설득하기에 용의한 도구입니다.

      2) 이러한 아젠다가 주목을 받고 전파력이 강해지면 정부는 이와 관련된 정책 및 예산을 편성하게 됩니다.

      3) 여기서 발생하는 '이권'에 주목하는 세력들이 주요 정치인들 및 정부 인사들과 결합하여 거대한 카르텔을 조성합니다.

      4) 그리고 언론의 펌프질이 몇번 거쳐지면 이와 관련된 이미지는 개선되며, 주가도 고공행진하게 됩니다.

      5) 즉, 'ESG'와 같은 세계적인 이념 및 아젠다를 다루는 정책을 수립할 때 단기간 내 성과를 보이기 위한 행위는 지양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해당 분야의 산업 및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할지 그에 대한 대전략 및 단계별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6)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이념 및 아젠다와 관련된 정책들이 단기간에 너무 주목을 받고 예산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마무리

      우선, 앞서 다룬 내용들의 전반은 제 뇌피셜과 음모론(?)이 결합된 내용으로 너무 신뢰하진 마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주의' 및 '이념 과몰입'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이데올로기와 사상은 당시의 상황과 조건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만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일반 대중들에게 전파되는 구조인데, 'ESG'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과 인권 보호 등 'ESG'와 관련된 사회 문제들은 우리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념이나 아젠다가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비현실적인 목표가 선정되어 급진적으로 진행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정책 입안 및 예산집행을 상황에 맞도록 유연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ESG'는 글로벌 아젠다임과 동시에 '외교적 수사'와 '헤게모니 쟁탈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고려하여, 우리나라 국익에 맞게 ESG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에서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최근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ESG'에 대해 다루어 봤는데요.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 및 생각이 있을거라 짐작하며, 혹시나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라도 댓글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즐거운 오후 시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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