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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 경제학으로 본 "합리적이고 공정한 투표 시스템은 존재할까?"
    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4. 12. 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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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안녕하세요, 오늘은 최근 미국 대선 및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을 살펴보면서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투표와 관련해서 '지금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직접투표제가 과연 합리적이고 공정한 투표 시스템인가?'라는 물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Arrow's Impossibility Theorem)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는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우(Kenneth Arrow)가 1951년에 제시한 내용으로, '민주적인 투표 제도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완벽하고 공정한 선거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정리입니다. 이는 개인 선호를 집단 선호로 전환하는 모든 방식이 특정 조건(애로우의 공리)을 동시에 충족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애로우는 여러 대안(후보자, 정책 등)이 있는 상황에서, 사회가 개인들의 선호(투표 결과)를 집계하여 집단적 선택(사회적 선호 순위)을 만드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그는 특정 조건(애로우의 공리) 하에서 모든 공리를 동시에 만족하는 사회적 선택 규칙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럼 먼저 '애로우의 공리'를 살펴볼까요?

       

      케네스 애로우
      197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케네스 애로우 (출처: 위키피디아)

       

      ① 애로우의 공리

      애로우의 정리에서 완벽한 투표 시스템은 다음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1) 비독재성 (Non-dictatorship)

      1) 어떤 한 사람의 선호가 사회적 선호를 항상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2) 즉, 어떤 한 사람이 독재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비독재성

       

      (2) 파레토 원칙 (Pareto Efficiency)  또는 만장일치성(Unanimity)

      1) '모든' 개인이 어떤 후보자를 다른 후보자보다 선호할 경우, 사회적 선택도 반드시 그 후보자를 선호해야 합니다.

      2) 즉, 사회적 선호는 개인의 만장일치 선호를 반드시 반영해야 합니다.

      3) 이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파레토 원칙

       

      (3) 무관한 대안으로부터의 독립성 (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s, IIA)

      1) 두 후보자에 대한 사회적 선호는 다른 후보자의 존재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2) 예를 들어 후보자 A와 B 중 A를 선호하는 결정이 내려졌다면, 새로운 후보자 C가 추가되더라도 A와 B 간의 순위는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무관한 대안으로부터의 독립성

       

      (4) 사회적 선호의 완비성과 이행성 (Completeness and Transitivity)

      1) 사회적 선호는 모든 대안들에 대해 비교 가능해야 하며(완비성, '하나의 명확한 순서'로 나타남), 순환 논리가 없이 논리적 일관성(이행성)을 가져야 합니다.

      2) 이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완비성
      이행성

      (5) 비제한적 영역 (Unrestricted Domain)

      1) 개인의 선호는 어떠한 형태라도 허용되어야 합니다. 즉, 제한 없이 모든 개인의 선호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2)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비제한적 영역

       

       

      즉, 어떤 선거에서 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애로우의 공리'를 모두 만족시키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② 단독 후보 출마일 경우

      후보자가 1명인(단독 후보) 경우 후보 간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1) 비독재성: '찬반 투표'로 특정 개인의 선호가 결과를 결정하지 않으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2) 파레토 원칙: 모든 유권자가 단독 후보자를 찬성 투표하면 그 후보자는 당선되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3) 무관한 대안으로서의 독립성: 단독 후보자 출마의 경우 비교 대상이 없으므로 해당 공리는 무의미하며 적용되지 않습니다.

       

      (4) 완비성과 이행성: '완비성'은 단독 후보 외 비교 대상이 없으므로 자동으로 충족되는 반면에 이행성은 단독 후보 출마 상황에서는 후보자 간 선호 순서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무의미하며 적용되지 않습니다.

       

      (5) 비제한적 영역: 유권자들은 '찬성', '반대' 라는 선호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③ 후보자가 2명 출마한 경우

      후보자가 2명일 경우 애로우의 공리를 모두 충족하는 선거 방식이 존재합니다.('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 성립 불가)

       

      이를 살펴보면,

       

      (1) 비독재성: 다수결 방식처럼 집단의 다수 의견에 따라 '후보자 1' 또는 '후보자 2'가 선택될 경우 특정 개인의 선호가 결과를 항상 결정하지 않으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2) 파레토 원칙: 모든 유권자가 후보자 1을 선호한다면, 사회적 선호 역시 후보자 1을 선택하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3) 무관한 대안으로서의 독립성: 비교 대상이 후보자 1과 후보자 2 뿐이므로 다른 후보의 존재가 사회적 선호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4-1) 완비성: '후보자 1'과 '후보자 2'에 대한 선호가 '명확한 순서'로 나타난다면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1) 만약 '기권'이라는 제 3의 선택지가 있는 경우 기권이 후보자 1과 후보자 2에 대해 무관심으로 해석되면 완비성이 깨질 수 있습니다.

      2) 그러나 기권이 두 후보를 동일하게 선호하는 것(후보자 1 ~ 후보자 2)으로 해석되면 완비성이 유지됩니다.

       

      (4-2) 이행성: 후보자가 2명인 경우 선호 순서가 순환하지 않으므로 해 공리를 충족합니다.

       

      (5) 비제한적 영역: 두 후보자에 대한 선호 순서를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으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④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의 함의

      (1) 개인의 선호를 사회적 선호로 전환할 수 있는 완벽한 사회적 의사결정방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2) 즉, 어떤 개인도 배제하지 않고(비제한적 영역), 모든 사회적 대안을 비교 가능하게 하며(완비성), 항상 논리적으로 일관된 선택(이행성)을 도출하고, 모든 유권자의 만장일치 선호를 반영하며(파레토 원칙), 다른 대안의 존재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무관한 대안으로서의 독립성) 민주적인(비독재성) 사회적 의사결정 방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2. 현실에서의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

       

       

      ① 직접선거제도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 국회의원, 시의원, 교육감 등 임기제 공무원을 직접선거제도를 통해 선출합니다.

       

      그래서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일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죠!

       

      그럼 이러한 직접선거제도를 '애로우의 공리'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1) 비독재성: 다수결에 기반하기 때문에, 특정 개인이 전체 결과를 결정하지 않으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2) 파레토 원칙: 모든 유권자가 특정 후보를 선택하면, 해당 후보가 당선되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3) 무관한 대안으로서의 독립성: 새로운 후보가 추가되거나 특정 후보가 제외되면 기존 후보에 대한 선호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해당 공리는 충족되지 않습니다.(이를 '스포일러 효과(spoiler effect)'라 합니다.)

       

      (4) 완비성과 이행성: 직접선거제도는 후보자들에 대한 순위 집계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공리를 충족하지 않습니다.

       

      (5) 비제한적 영역: 유권자는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해당 공리를 충족합니다. 

       

      즉, 직접선거제도는 애로우의 공리가 모두 충족되지 않으므로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가 성됨을 알 수 있습니다.

       

      ② 간접선거제도(대의선거제도)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간접선거제도를 채택한 국가입니다.

       

      미국은 50개 주에서 유권자 투표로 선거인단을 선출한 후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유권자 투표 → 선거인단 선출 → 선거인단 투표 → 대통령 선출

       

      그럼, 이와 같은 간접선거제도를 '애로우의 공리'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1) 비독재성: 선거인단의 다수결이 적용되므로 특정 선거인이 결과를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으나 소수의 선거인단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결과에 과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해당 공리를 완벽히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부분 충족)

       

      1) 국민 득표와 선거인단 득표의 차이

       

      ㄱ. 2000년 대선: 조지 W. 부시가 앨 고어보다 선거인단에서 승리했지만, 앨 고어는 국민 득표에서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ㄴ. 2016년 대선: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보다 선거인단에서 승리했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국민 득표에서 약 300만 표 더 많았습니다.

       

       

      2) 경합주(Swing States)의 과도한 중요성

       

      ㄱ. 후보들은 경합주에서의 승리에 집중하며, 확실히 지지하는 주(Safe State)나 확실히 패배가 예상되는 주는 소외됩니다.

      ㄴ. 예를 들어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과 같은 경합주에서 선거운동과 자원 배분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집니다.

       

      3) 승자독식 제도로 인한 불균형

       

      ㄱ. 주별 승자독식 방식은 해당 주에서 적은 차이로 승리한 후보가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실제 유권자 표심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ㄴ. 플로리다 주에서 후보 A가 50.1%의 득표율로 승리하고 후보 B가 49.9%를 득표했을 경우 플로리다의 29명의 선거인단은 전부 후보 A에게 배정되며, 이 과정에서 약 49.9%의 유권자 표심은 반영되지 않게 됩니다.

       

      4) 소수 주의 과도한 영향력

       

      ㄱ. 선거인단 배분은 각 주마다 최소 3명을 보장하기 때문에, 소수 주(인구가 적은 주)의 표는 다수 주(인구가 많은 주)의 표보다 더 큰 가중치를 가집니다.

      ㄴ. 와이오밍의 유권자 1명은 약 195,000명당 1명의 선거인단 가치를 가지는 반면, 캘리포니아의 유권자 1명은 약 719,000명당 1명의 선거인단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소수 주의 유권자는 다수 주의 유권자보다 약 3.7배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2) 파레토 원칙: 주별 승자독식 방식으로 인해 한 주의 유권자 대다수가 특정 후보를 선호하더라도 선거인단이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공리는 충족되지 않습니다 (불충족)

       

      (3) 무관한 대안으로서의 독립성: 제 3의 후보가 선거에 출마하여 '후보자 1'과 '후보자 2' 간 표 분산을 유발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스포일러 효과(spoiler effect)), 해당 공리는 충족되지 않습니다.(불충족)

       

      (4-1) 완비성: 유권자와 선거인단은 단순히 한 명의 후보를 선택할 뿐 후보 간 명확한 선호 순위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공리는 충족되지 않습니다.(불충족)

       

      1) 유권자는 단순히 한 명의 후보를 선택할 뿐, 각 후보자에 대한 선호 순위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2) 선거인단 역시 유권자의 표를 기반으로 단일 후보에게 투표할 뿐 각 후보 간 선호도를 비교하지 않습니다.

      3) 즉, 후보들 간 명확한 선호 순위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4-2) 이행성: 간접선거제도에서는 선거인단이 후보 간 선호 순위를 명확히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서 논리적 순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해당 공리는 충족되지 않습니다.(불충족)

       

      1) 간접선거제도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따라 특정 후보를 선택하지만, 후보 간 선호 순위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2) 선거인단 내 후보자 선호에 대한 순환논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5) 비제한적 영역: 유권자는 자유롭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어 해당 공리를 충족하지만, 선거인단의 작동 방식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습니다.(충족)

       

       

      3.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의 한계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는 사회적 의사결정 체계 자체에 집중한 이론입니다.

       

      따라서, 특정 의사결정이 애로우의 공리를 대부분 충족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한다고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즉, 선출된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이 임기 동안 직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늘은 선거의 방식과 관련된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에 대해 다루어 봤는데요.

       

      해당 이론을 다루면서 느낀 점은 어떤 투표 시스템도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가 각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 그리고 '후보자의 삶의 개적'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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