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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 경제학으로 본 오징어 게임, 자본주의와 인간의 선택
    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4. 12. 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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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2024년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즌 1을 워낙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시즌 2 또한 아주 흥미롭게 감상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하에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절박한 상황에서 개인은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하는지 그리고 사람의 목숨과 개인의 선택은 그 가치가 어떻게 돈으로 측정되는지 등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오징어 게임의 요소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아주 잘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앞서 언급한 요소들을 제 나름대로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드라마 내용과 거리를 둔 채 다루겠습니다!

       

      오징어게임 시즌1 포스터오징어게임 시즌2 포스터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는 몇 안되는 후속작이 될까요? (좌측) 오징어 게임 시즌 2, (우측) 오징어 게임 시즌 1 출처: 넥플릭스

       

       

      1. 오징어 게임의 설정

       

      (1) 게임 규칙

      오징어 게임은 총 456명이 참가하여 자신의 목숨값인 1억 원을 걸고 최종적으로 최대 456억 원을 수령할 수 있는 생존 게임입니다.

       

      게임  참가자가 탈락할 때마다 그 사람의 목숨값인 1억 원이 상금으로 누적되며, 최종적으로 모든 참가자가 탈락하고 단 1명의 우승자가 남을 경우, 총 456억 원의 상금을 얻게 됩니다.

       

      또한, 게임 종료 여부는 매 라운드마다 참가자들의 과반수 투표로 결정됩니다. 과반수가 중단을 선택하면 게임은 즉시 종료되며, 상금은 생존자 수에 따라 균등 분배됩니다.

       

      그러나 게임이 지속될 경우, 모든 참가자는 반드시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반강제성 게임입니다.

       

      (2) 게임 참가자

      게임 참가자 대부분은 경제적 파탄 상태에 놓였거나,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진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심각한 빚, 실업, 혹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가치를 거의 고려하지 못한 채 오늘만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게임 참가자 대부분은 다른 게임 참가자들의 목숨값을 자신의 절망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금전적 자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게임 내에서 각자의 성향과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의 본성과 이기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2. 오징어 게임에 나타난 상황 분석

       

      (1) 분석에 고려할 경제학 이론

       

      1) 개인의 시간 할인율(r)

      개인은 미래 가치(FV, Future Value), 현재 가치(PV, Present Value) 그리고 시간할인율(r)로 자신의 시간에 대한 가치를 측정할 경우, PV = FV / (1+r)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시간 할인율()을 무한대()에 가깝게 여길 경우, 미래 가치는 현재 시점에서 거의 무의미하게 평가되며, 이때 현재 가치()는 0에 가까워집니다. (PV ≒ 0)

      영화 '아저씨' 차태식의 "난 오늘만 산다!"

      개인이 시간 할인율()을 0으로 여길 경우, 현재와 미래를 동일하게 평가되며, 이때 현재 가치(PV)와 미래 가치(FV)는 동일합니다. (PV ≒ FV)

      그리스 신화 속 시간적 제약을 초월한 신들

      개인이 시간 할인율(r)을 음(-)으로 여길 경우, 미래가 현재보다 높게 평가되며, 이때 미래 가치(FV)는 현재 가치(PV)보다 큽니다. (FV > PV)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희망찬 미래

       

      2) 개인의 선택에 대한 가치 측정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이 미시경제학 개념을 활용해야 합니다.

      미시경제학 개인의 효용함수 응용
      미시경제학 개인의 효용함수 응용

       

      (2) 오징어 게임 참가자 분석

       

      1) 매우 높은 시간할인율(r ≒ ∞)

      게임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시간할인율(r)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재시점에서의 미래가치가 0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즉, 게임의 참가자들은 영화 '아저씨'에 나왔던 차태식의 명대사처럼 "니들은 내일만 보고 살지? 난 오늘만 산다!" 와 같은 마음가짐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 참가자들은 도중에 게임을 포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보다는 게임에서 최후까지 생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게 된 것입니다. 

       

      2) 참가자들의 인식 오류

      ① 각 라운드 게임에 대한 인식 오류

       

      그리고 각 게임은 독립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참가자들은 연속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매 라운드 생존함에 따라 다음 라운드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 그리고 누적 상금 액수의 증가에 따른 극단적인 기대 수익 때문입니다.

       

      ※ 독립사건*: 달고나 뽑기 게임에 통과한 것이 줄다리기 게임 승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P(AB)=P(A)P(B) => P(달고나 성공줄다리기 성공)=P(달고나 성공)P(줄다리기 성공)

       

      ※ 연속사건**: 참가자들은 각 라운드가 서로 독립적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전체를 생존과 누적 상금의 연속적인 과정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P(AB)=P(A)P(BA) => P(줄다리기 성공달고나 성공) P(줄다리기 성공)

       

      ②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확률 판단

       

      시즌 1 기준으로 게임이 총 6라운드 펼쳐졌으며, 이때 최후의 1인으로 단독 우승할 확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ㄱ. 최후의 1인을 구하는 공식

      → 게임 참가자 수 N₁ = 456, 각 라운드 생존확률이 p라고 할 때, 각 라운드 이후 생존자 수는 Ni+1 = Ni · p 로 계산됩니다.

      → 이를 6라운드로 적용하면, N2 = N· p → N3 = N2 · p → N3 = N2 · p → N4 = N3 · p → N5 = N4 · p → N6 = N5 · p 으로, ∴ N₁·p⁶ = 1 로 정리됩니다.

      ㄴ. 각 라운드 생존확률 계산

      → p⁶ = 1 / N₁ → p = (1 / 456)¹ᐟ⁶ → p ≒ 0.3604, 즉 각 라운드 생존확률은 36.04% 임을 알 수 있습니다.

      ㄷ.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확률

      한 참가자가 최후의 1인이 될 확률은 0.3604⁶ ≒ 0.0022, 즉 0.22%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은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은 각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낮아지는 생존확률이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③ 목숨에 대한 가치 측정

       

      앞서 다룬 미시경제학적 요소를 적용할 경우 다음의 예시를 통해 게임 참가자들이 어떻게 사람의 목숨 가치를 측정할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X: 자신의 빚, Y: 필요한 상금(참가자들의 목숨값)일 때,

       

      자신의 만족감(효용) 증감 = - (필요한 상금 증감 / 자신의 빚 증감) = - (필요한 상금이 증가할 때 늘어나는 만족감(효용) / 자신의 빚이 감소할 때 늘어나는 만족감) = - (자신의 빚 / 참가자들의 목숨값) 로 정리할 수 있으며,

       

       

      개인의 효용함수 응용

       

       

      게임 참가자는 자신의 빚을 줄여 자신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참가자가 탈락해 상금이 증가하길 원하는 구조를 보여주며, 게임 참가자들이 자신의 생존과 목적 달성(만족감 극대화)을 위해 타인의 목숨을 도구화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3. 시사점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보면서 자본주의의 여러 단면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1) 자본주의의 여러 단면

      먼저, 자본주의의 순기능인 "누구나 능력을 발휘하면 그에 상응하는 '부'가 자신에게 돌아올 확률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능력이 뛰어난 참가자는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더 오래 생존하여 더 크게 누적된 상금을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점이 자본주의의 순기능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물질만능주의가 극단적으로 자본주의에 반영될 경우 오징어 게임의 이야기는 그렇게 허구성 있는 스토리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제로섬 게임'이 만연한 현실에서 도태된 많은 사람들이 점점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빈부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 또한 오징어 게임에서 잘 반영했다고 여겨집니다.

       

      (2) 사회안전망 구축의 필요성

      만약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었다면,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현재시점에서 미래 가치를 그렇게 낮게 평가했을까요?

       

      비록 현재 상황이 어렵더라도 자신만 열심히 살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튼튼한 의료보험제도, 교육 기회의 보장, 현실성 있는 주거비 지원정등과 같은 정책들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었다면,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율이 훨씬 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의 소중함

      마지막으로 사람의 목숨값이 1억 원이라고 여겨지는 디스토피아적 상황이 결코 현재의 우리가 처한 상황과 크게 위화감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요즘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몇몇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가치 및 자신의 목숨값에 대한 가치를 고려할 때, 가족, 친구, 추억, 자기희생, 봉사활동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것들'을 감안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생각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이와 같은 가치들의 소중함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저출산 고령화 등과 같은 사회문제들에 대해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들'을 먼저 고려해야 '현실성 있는 대책들'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4년 한 해 모두 수고 많으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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