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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제학으로 본 "왜 동남아시아 물가는 싸게 느껴질까요?"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3. 6. 18. 23:09반응형
목차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올해부터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내실 분들 많으시죠?
저도 이번 여름은 기회가 되면 꼭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한 곳을 가고 싶습니다! 제발~
1. 동남아시아 여행 선호 이유
그럼, 우리가 동남아시아 국가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요?
① 지리적 측면: 상대적으로 짧은 비행시간 및 부담 없는 시차
② 비용적 측면: 비교적 저렴한 항공비, 숙박비, 식비, 쇼핑비용 등
③ 관광적 측면: 풍부한 자연경관, 관광 명소, 유적지, 다양한 문화 경험 등
④ 식도락 측면: 여러 종류의 이국적 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음
⑤ 비자발급 측면: 상대적으로 우리한테 관대한 비자 요건
등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는데요.
오늘은 왜 우리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갔을 때 물가가 저렴하다고 느끼는지 경제학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우선 몇 가지 '기본 가정'이 필요한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한국과 태국 두 국가만을 고려합니다. (태국이 아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라도 관계없습니다.)
② 재화를 교역재(일반재화)와 비교역재(서비스)로 구분합니다.
③ 교역재의 경우 두 국가 간 거래가 발생하지만 비교역재는 거래되지 않습니다.
④ 교역재 부문에서만 일물일가 법칙이 적용됩니다. (상품은 어느 국가에서나 하나의 가격으로 판매됩니다.)
⑤ 환율은 두 국가 간 교역재의 가격에 의해 결정됩니다.
- (환율(E) = 한국 빅맥 가격(K) / 태국 빅맥 가격(T))
- 예를 들어 한국의 빅맥 가격이 4,900이고, 태국의 빅맥 가격이 133밧일 때 환율은 약 36.84입니다.
- 즉, 태국의 빅맥 가격 133밧 * 환율 36.84 = 4,899.72원으로 한국 빅맥 가격인 4,900원과 비슷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 = K / T = 36.85, E*T = 36.84 * 133 (=4,899.72) ≒ 4,900)
※ 이 부분은 구매력평가설 및 빅맥지수 관련 내용으로 해당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상기 조건을 바탕으로 우리가 태국을 가면 왜 물가가 싸다고 느끼는지 살펴볼까요?
2. 발라싸-사무엘슨 가설(Valassa-Samuelson hypothesis)
헝가리 출신 경제학자인 벨라 발라사와 미국의 경제학자인 폴 사무엘슨이 만든 가설로 국가 간 생산성 격차가 국가 간 물가 수준의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입니다.
발라싸-사무엘슨 가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ㄱ. 일반재화 생산성 부문에서 한국의 생산성 수준은 태국의 생산성 수준보다 높습니다.
→ 임금이 생산성에 의해 결정될 때 일반재화를 더 많이 생산하는 한국의 임금 수준은 태국의 임금 수준보다 높습니다.
ㄴ. 서비스업 부문에서 양국의 생산성 수준은 동일합니다.
→ 서비스업 부문에서 한국의 임금 수준은 태국의 임금 수준과 동일합니다.
→ 예를 들어 미용실에서 머리를 할 때 그 서비스의 질이 엄청난 차이를 보여 태국에서 한국으로 미용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경우는 거의 없겠죠?
ㄷ. 한국 - 태국 간 노동자 이동은 불가능하지만 국가 내 부문 간 이동(교역재 부문 ↔ 비교역재 부문)은 가능합니다.
ㄹ. 국가 내 노동자들은 임금이 높은 부문으로 이동하게 되며, 이에 따라 노동시장 내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 교역재 부문과 비교역재 부문의 임금은 일치하게 됩니다.
→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높은 임금 수준을 보고 호텔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현실에서 바로 경력 전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분석의 편의를 위해 발라싸-사무엘슨 가설에서는 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이때 한국의 전체 임금 수준이 태국보다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ㅁ. 기본 가정(① ~ ⑤)을 고려할 때 한국 - 태국 간 교역재 부문의 가격 차이는 일물일가의 법칙 및 환율에 의해 사라지지만, 비교역재 부문의 가격 차이는 발생하게 됩니다.(한국의 비교역재 가격 > 태국의 비교역재 가격)
즉, 발라싸-사무엘슨 가설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은 국가 간 생산성 격차가 비교역재 부문의 가격 격차를 유발하여 양국 간 물가 수준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3. 바그와티-크라비스-립시 가설(Bhagwati-Kravis-Lipsey hypothesis)
인도 출신 경제학자인 자그디시 바그와티, 미국 출신 경제학자인 어빙 크라비스 그리고 캐나다 출신 경제학자인 리차드 립스가 만든 가설로 국가 간 '요소부존도*' 격차가 국가 간 물가 수준의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입니다.
* 요소부존도: 일반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요소로 노동(L)과 자본(K) 두 개만 존재할 때, 한 국가에 노동과 자본이 얼마나 분포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
바그와티-크라비스-립시 가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ㄱ. 한국은 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 보유 수준이 높습니다.
→ 우리나라가 더 우수한 공장설비를 태국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추가적으로 노동(L) 수준이 일정할 때 자본(K) 한 단위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량이 얼마큼 변하는지를 의미하는 것을 자본의 한계생산성(MP(K), Marginal Productivity of capital)라고 하며, 여기에는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Diminishing Marginal Product)*이 적용됩니다.(노동의 한계생산성은 MP(L), Marginal Productivity of Labour이라고 합니다.)
*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 생산 요소 한 단위가 증감함에 따라 한계 생산물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 노동자를 계속 투입한다고 해서 일반재화 및 서비스가 그에 비례해서 생산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에서 자동차 생산을 위해 계속해서 인원을 고용한다고 해서 자동차 생산이 임직원 수만큼 정비례해서 생산되지는 않겠죠?
ㄴ. 한국은 태국에 비해 자본 생산성은 낮지만 반대로 노동 생산성은 높습니다.
→ 즉, 한국의 요소집약도 (K/L) > 태국의 요소집약도 (K/L), 한국의 MP(K) < 대만의 MP(K), 한국의 MP(L) > 태국의 MP(L) 임을 알 수 있습니다.
→ 공장설비가 풍부한 한국에서 추가적으로 공장설비를 늘리는 것보다 차라리 고용을 늘리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더 큰 기여를 한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노동력이 풍부한 태국의 경우 고용보다 공장설비를 늘리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더 큰 기여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ㄷ. 임금이 노동의 한계생산성(1인당 실질임금)에 의해 결정될 때 한국의 임금 수준은 태국의 임금 수준보다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ㄹ. 앞의 기본 가정(① ~ ⑤)을 고려할 때 교역재 부문은 일물일가의 법칙 및 환율에 의해 한국과 태국의 가격 격차가 사라지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ㅁ. 비교역재 부문의 경우 대부분 노동 집약적 성격(노동력이 생산설비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투입된다는 의미)이 큼에 따라 노동의 한계생산성이 큰 한국이 노동의 한계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태국보다 인건비가 높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 한국의 비교역재 가격이 태국의 비교역제 가격보다 높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ㅂ. 한국의 물가 수준이 태국의 물가 수준보다 높음을 알 수 있고, 이는 한국보다 태국에서 화폐의 실질구매력(특정 화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이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바그와티-크라비스-립시 가설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은 국가 간 요소부존도의 차이에 의해 노동의 한계생산성(1인당 실질임금) 격차가 발생하며, 이는 노동집약적 성격이 큰 비교역재 부문에서 국가 간 상이한 가격 및 화폐의 실질구매력 차이를 유발해 국가 간 물가 수준이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갈 때 항상 느끼는 물가 수준의 차이를 경제학을 통해 살펴봤는데요.
이 글을 쓴 계기는 동남아시아로 해외여행 갈 때마다 왜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싸게 느껴질까?라는 물음이 들어 이렇게 작성하게 되었는데, 여러분도 이 글을 통해 어느 정도 이 의문이 해소되었길 바랍니다!
내용도 길었고, 생소한 개념도 많이 들어가 있어 가독성이 떨어지셨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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