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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경제학으로 본 삼국지 적벽대전 조조와 연환계 그리고 행동경제학
    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3. 6. 1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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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옛말에 이르길 삼국지를 3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은 상대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거 아시죠?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군웅할거하는 내용은 우리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듭니다.

       

      삼국지 5 사진
      제가 삼국지 시리즈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삼국지 5, 삼국지 5 OST인 '화룡진군' 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삼국지 조조의 입장에서 적벽대전에서 왜 연환계에 걸리게 되었는지를 행동경제학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조조의 상황

       

      ① 중화통일은 이미 "나야 나"

       

      조조는 당시 자신의 최대 숙적인 원소와 펼친 관도대전에서 승리하며 중화통일의 기반을 크게 다졌습니다. (이미 중국 하북지역과 중원을 차지하며, 쉽게 말해 "어차피 중화 통일은 조조다."라는 답정너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조조는 강동의 손권만 물리치면 자신의 살아생전에 중화 통일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평소의 의심 많은 그의 성격에 맞지 않게 적벽대전은 매우 성급히 치른 면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② 조조의 부하 장수들

       

      당시 적벽대전에 참전한 조조군 장수로는 조인, 조홍, 조휴, 조진 같은 혈족들과 가후, 정욱, 순유 같은 모사들(당시 곽가는 관도대전 이후 병사하였으며, 순욱은 수도 허창에서 마등과 한수 등 서량 쪽 세력을 견제함과 동시에 내정 전반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료, 서황, 악진, 허저, 이전, 우금, 모개, 문빙 등의 장수들이 참전하였습니다.

       

      즉, 조조 측 네임드 장수들이 대부분 참전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③  전력 차이 

       

      당시 전력은 조조 측은 23 ~ 25만 명(삼국지연의 기준 83만 명)인 반면에 손유 동맹군 측은 손권 군 측 3만 명, 유비군 측 2만 명 등 총 5만 명(삼국지연의기준 손권 군 측 8만 명, 유비군 측 2만 명 등 총 10만 명)이었습니다.

       

      즉, 군사력 측면에서 조조가 손유 동맹을 얕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사 기준 5배, 연의 기준 약 8배로 조조군의 앞도적인 전력을 알 수 있습니다. ㅎㄷㄷ )

       

      삼국지 적벽대전 그림
      만약 조조가 적벽대전을 승리했다면 과연 사마씨가 진나라를 창업할 수 있었을까요? (출처: 위키피디아)

       

      2. 그럼 왜 연환계에 당했을까?

       

      먼저, 조조는 주유의 반간계로 인해 장간의 잘못된 보고를 듣고 당시 조조군의 수군 대도독과 부도독이었던 채모와 장윤을 내통죄로 참수하였습니다. 이후 우금과 모개를 수군 대도독과 부도독으로 임명했지만 단기간 내 수군을 육성하기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유비군의 책사 방통이 조조군에 거짓으로 접근하여 배와 배를 묶는 연환계를 건의하였고, 조조는 이를 채택한 후 손권의 장수 황개의 고육계로 인해 적벽대전에서 대패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조조군의 연속된 판단 미스입니다.

       

      ① 주유의 반간계 관련 판단 미스: 그나마 있던 수군 특화 장수인 채모와 장윤을 참수한 그릇된 판단

       

      ② 방통의 연환계 관련 판단 미스: 대군이 한 번의 공격으로 전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잘못된 판단

       

      ③ 황개의 고육계 관련 판단 미스: 자신의 군사력만 믿고 오나라에 평생을 바친 노장의 충성을 간과한 판단

       

       

      3. 집단사고의 오류

       

      조조군이 연속된 판단 미스를 하게 된 데에는 '집단사고의(Groupthink)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집단사고는 쉽게 말해 '고민은 안 하고 친목질만 하다가 큰일 치른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단사고의 개념은 미국의 심리학자 '어빙 재니스(I.Janis)'가 자신의 저서인 '집단사고의 희생자들(Victims of Groupthink)'에서 언급하였는데, 응집력이 강한 조직이 의사결정을 할 때 조직에 속한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여 획일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이런 집단사고는 오로지 정치질이나 친목질만 하는 건강하지 못한 조직에서 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단사고가 나타나면 다음과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무오류의 환상: 우리 조직이 잘못될 리가 없어!

      ② 합리성의 환상: 조직원 모두 조직합리화

      ③ 도덕적 환상: 선민사상의 대향연

      ④ 반대세력에 대한 상동적 태도: 반대세력 내 모든 구성원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함

      ⑤ 동조 압력: 다수의 의견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마! (소수의견 무시)

      ⑥ 자체 검열: 조직이 불편하게 여길 말과 행동을 자체 검열함

      ⑦ 만장일치의 환상: 침묵의 다른 의미는 동의의 의미(암묵적 동의)

      ⑧ 집단 초병: 조직의 화합을 무너뜨릴 수 있는 소식이나 정보로부터 조직을 보호함

       

      이를 조조군에 적용해보면, 

       

      ㄱ. 조조 군은 이미 관도대전을 이겼기 때문에 적벽대전 또한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으며(무오류의 환상),

      ㄴ. 연속적으로 그릇된 판단을 했음에도 계속 전쟁을 밀어붙였으며(합리성의 환상)

      ㄷ. 오나라 장수들을 너무 얕봤으며(반대세력에 대한 상동적 태도)

      ㄹ. 적벽대전 전부터 줄곧 남하를 반대했던 가후나 정욱도 조조군 내부의 분위기에 휩쓸린 부분(동조압력, 자체검열) 및 그에 따른 조조군 내 '만장일치의 환상'이 번졌기 때문에 적벽전투에서 대패하였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4. 집단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은?

       

      혹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 제도'를 들어보셨나요?

       

      카톨릭에서 유래된 이 제도는 카톨릭 내 고인이 된 신앙인을 사후에 성인으로 추대할 때 이에 반대되는 내용과 증거를 제시하는 사람을 공식적으로 임명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아무래도 경직적이고 수직적인 조직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반대의견을 제대로 개진하지 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삼국지 시대에 악마의 대변인 제도가 시행되었다면 군주의 성향에 따라 악마의 대변인이 항상 교체되었겠죠?(당시 군주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위가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ㅎㄷㄷ)

       

      그래도 조조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악마의 대변인 제도를 제대로 활용했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역할로는 곽가가 적합하지 않을까요? 적절한 인물이 생각나시면 답글 달아주세요~ 

       

       

      2011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신삼국지(95부작)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2011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데 전 한국어 더빙이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조조랑 가장 케미가 좋았던 모사는 곽가라고 생각합니다. (왼쪽 사진은 조조역을 맡은 진건빈으로 2011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오른쪽은 KOEI 삼국지 11의 곽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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