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경제학으로 본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간 갈등: 치킨게임의 관점에서

 

목차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번에 다룬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그 배경과 현재 상황'에 이어 바그너 그룹의 모스크바 진격 관련, 현 상황을 경제학 이론 중 하나인 '게임이론'의 '치킨게임(또는 겁쟁이게임)'을 통해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현실의 상황을 해당 이론으로 100% 설명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론을 통해 우리의 직관을 넓히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 글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내용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양측의 상황

 

예브게니 프리고진(왼쪽)이 푸틴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모습(2011년 11월 11일, 출처: AP 연합통신)

 

 

러시아의 경우 바그너 그룹에 대한 태도에 따라 국내외 리더십 문제, 자신의 지지세력에 대한 신뢰 획득 문제, 내부분열에 따른 군사적 손실문제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반대로 바그너 그룹의 경우 러시아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바그너 그룹 존립의 문제, 용병 관리의 어려움, 현재 고객인 러시아와의 불협화음에 따른 미래 고객 확보의 어려움 등에 대해 고려하게 됩니다.

 

 

이를 정리하면,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모두 공격을 선택할 경우 러시아는 내부분열 발생, 군사적 손실, 국내외 위상 하락, 리더십 문제, 우방세력에 대한 신뢰 하락 등을 겪게 되며, 바그너 그룹의 경우 그룹 존립의 위기 및 현재 고객과의 갈등에 따른 미래 고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제공 등 양측 모두 최악의 결과를 얻게 됩니다.

 

반면에 양측 모두 양보를 할 경우 두 그룹 모두 리더십 및 위상의 손상을 어느 정도 입지만,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측 중 어느 한쪽이 먼저 양보하면 양보한 측이 큰 소실을 입게 되지만(치킨, 겁쟁이 됨), 한쪽은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됩니다.

 

 

2. 치킨게임 적용

 

 

위의 상황을 치킨게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가정이 필요한데요.

 

먼저 게임의 참가자는 러시아(A), 바그너 그룹(B)이며, 양 측은 공격, 후퇴  2가지 선택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하며, 이때 양측의 보수값을 (A, B)로 나타냅니다.

 

그리고 양측이 서로 공격할 경우 얻게 되는 보수 값을 (0, 0), 한쪽이 공격하는 반면에 다른 한쪽이 후퇴할 경우 공격한 측이 얻게 되는 보수 값은 10, 후퇴한 측 보수 값은 3이라 할 때 보수 값 형태를 (10, 3) 또는 (3, 10) 그리고 양 측 모두 후퇴할 경우 양 측의 보수 값을  (5, 5)라고 할 때, 다음과 같이 보수행렬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2 X 2 보수행렬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모두 상대방의 선택과 관계없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주는 선택(우월전략)이 없는 상황이며, 이 게임에서의 균형은 러시아 공격, 바그너 그룹 후퇴인 (10, 3) 또는 러시아 후퇴, 바그너 그룹 공격인 (3, 10)  2가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모두 공격하는 분위기에서 양측은 후퇴를 선택할 때 얻게 될 보수값을 고려하여 자신의 선택을 변경할 유인이 있으며(양측 모두 공격에 따른 결과인 (0, 0) 대신에 후퇴에 따른 결과인 (3, 10) 또는 (10, 3)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됨), 양측 모두 후퇴하는 분위기에서 양측은 공격을 선택할 때 얻게 될 보수값을 고려하여 자신의 선택을 변경할 유인이 생기게 됩니다. (휴전에 따른 결과인 (5, 5) 대신에 공격에 따른 결과인 (10, 3) 또는 (3, 10)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됨)

 

반면에 러시아가 공격, 바그너 그룹이 후퇴하는 분위기에서 에서(10, 3) 러시아가 후퇴를 할 경우 얻게 될 보수값(5, 5)이 더 작아지기 때문에 선택을 바꿀 유인이 없으며 {(10, 3) > (5, 5)}, 러시아가 후퇴, 바그너 그룹이 공격하는 분위기에서(3, 10) 러시아가 공격으로 선택을 바꿀 경우 얻게 될 보수값(0, 0)이 더 작아지기 때문에 선택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황이 됩니다. {(3, 10) > (0, 0),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양측 모두 자신의 선택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황을 '내쉬균형'이라 하며, 현재 이 치킨게임에서는 내쉬균형이  2가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현재 상황

 

 

현재의 상황만 보면 바그너 그룹이 치킨게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한 형국입니다.

 

바그너 그룹은 이제부터 러시아로부터 제대로 된 보급과 병참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의 고객인 러시아를 상대로 기존보다 더 큰 협상력을 얻게 된 반면에 러시아는 비록 내전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국내외 리더십에 흠집이 난 상황이며, 자신이 고용한 바그너 그룹의 눈치를 보게 된 점 및 서방세력 및 우크라이나에게 또 다른 약점을 노출한 상황입니다.

 

물론 루머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의 진격은 러시아 국방부과 바그너 그룹 간 헤게모니 싸움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하는데, 이는 시간이 더 지나야 명확히 드러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경제학 게임이론 중 하나인 치킨게임을 통해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간 갈등을 바라봤는데요.

 

이런 치킨게임은 국제사회에서의 군비경쟁부터 기업 간 출혈경쟁, 교통 체증 시 차선 바꾸기, 친구와의 3각 관계 경쟁, 빼빼로 게임 등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알고 관련 상황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