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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 경제학으로 본 링겔만 효과에 빠진 EU, Part 1. 경제성장 둔화의 원인
    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5. 2. 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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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최근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의 주 내용은 미국의 경우 높은 생산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바탕으로 더 부유해진 반면에 유럽은 높은 복지와 노동시간 감소로 인해 경제적 정체를 겪고 있다는 점 및 미국의 시장 경제 성장모델과 유럽의 복지 중심 성장모델 간 경쟁에서 미국이 경제적으로 유럽을 상대로 승리하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책을 읽으면서 항상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 등 주변국에 대한 내용만 접하다가 멀리 떨어진 유럽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마침 2024년 9월 EU(Europe Union, 유럽 연합) 관계자들이 작성한 '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라는 보고서를 살펴보면서 관련 내용을 제대로 정리 및 분석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2024년 9월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보고서 발표와 관련된 기자회견 중인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2024년 9월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보고서 발표와 관련된 기자회견 중인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사진 출처: Reuters)

         

         

        1. EU의 경제 상황

         

        (1) EU의 세계 GDP 비중 

         

        아래는 세계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비중 및 미국, 중국, EU 간 GDP 격차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세계 GDP 비중 차트(2023년 기준)미국, 중국, EU 간 GDP 격차를 나타낸 그래프
        (좌측) 세계 GDP 비율 / (우측 - 위) 불변가격 GDP로 정리한 미국, 중국, EU의 GDP 격차, (우측 - 아래)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정리한 미국, 중국, EU의 GDP 격차

         

        (좌측 그래프) EU*는 2023년 기준 440만 명의 소비자와 2,300만 개의 기업이 포함된 단일 시장으로써 전 세계 GDP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측 그래프) EU와 미국 간 GDP 격차(2015년 물가 기준)는 2002년 - 17%에서 2023년 - 30%로 확대되었으며,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는 2002년 + 4%로 앞서다가 2023년에는 - 12%로 격차가 벌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 EU는 다음과 같이 27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서유럽: 아일랜드,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독일 등 총 6개국

        - 남유럽: 그리스, 이탈리아, 몰타, 포르투갈, 스페인, 키프로스 등 총 6개국

        - 북유럽: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 총 3개국

        - 동유럽: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총 12개

         

        EU는 위와 같이 미국, 중국 EU 간 GDP 격차가 확대된 주요 원인을 '생산성 둔화'와 '투자 부족'으로 보고 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EU 내 투자 회복 속도가 미국보다 느려졌고, 긴축재정 기조로 인해 성장의 격차가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2) EU와 미국의 1인당 GDP 격차 및 세계 지역별 소득불평등 수준

         

        아래는 (좌측 그래프) 미국과 EU의 1인당 GDP 격차(2023년 기준, 구매력평가 및 유로화(EUR)로 환산) 및 (우측 그래프) 세계 지역별 소득불평등 수준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미국과 EU의 1인당 GDP 격차를 나타낸 그래프세계 지역별 소득불평등 수준을 나타낸 그래프
        (좌측) 미국과 EU의 1인당 GDP 격차를 나타낸 그래프, (우측) 세게 지역별 소득불평등 수준을 나타낸 그래프

         

         

        (좌측 그래프) EU의 1인당 GDP와 미국의 1인당 GDP의 격차는 2023년 기준 34% 수준으로 크게 벌어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생산성 기여(Productivity Contribution) 측면 

         

        Productivity gap(GDP/h)는 시간당 국내총생산을 의미하며, 2023년 기준 미국과 EU의 격차는 72% 수준입니다.

         

        이는 미국 노동자가 같은 시간 동안 EU 노동자에 비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함을 의미하며, 미국과 EU 간 기술 격차, 자본 투입 수준, 노동시장의 효율성, R&D 수준, 규제 환경 등의 차이에 의해 발생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② 노동 기여(Labour Contribution) 측면

         

        Labour gap(Hours/capita)은 시간당 노동투입량을 의미하며, 2023년 기준 미국과 EU의 격차는 28% 수준입니다.

         

        이는 미국 노동자가 EU 노동자에 비해 더 많이 일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노동 관련 법과 규제가 EU에 비해 미국이 유연하기 때문에 발생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EU는 이러한 격차의 주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보았는데,

         

        (R&D 투자) 2023년 기준 EU의 R&D 투자금 규모는 GDP의 2.2% 수준(3,550억 유로)으로 미국(3.5%, 8,770억 달러)과 중국(1.9%, 4,500억 유로)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특히, IT·반도체·AI 부문에서 R&D 투자가 적어 기술 혁신 속도가 느린 상황입니다.,

        (자본 투자) 기업당 자본 스톡(Capital Stock 또는 물적 자본: 기계, 공장, 인프라, IT 설비 등) 수준 및 최신 설비 및 자동화 기술 도입과 관련된 투자 비중도 낮음에 따라 생산성이 미국에 비해 떨어진 상태입니다.

        (벤처 투자) 2023년 기준 EU, 미국 그리고 중국의 주요 투자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2023년 EU, 미국, 중국 간 주요 투자 내용 -  

        구분  EU 미국 중국
        벤처 투자 규모 (GDP 대비) 0.05% 0.32% 정보 없음
        전 세계 벤처 투자 비중 5% 52% 40%
        10억 달러 이상 VC 펀드 수 (2013~2023) 11개 137개 정보 없음
        AI 스타트업 투자 규모 (2023년) 80억 달러 680억 달러 150억 달러
        EU 스타트업 해외 자본 의존도 60% 이상 해외 투자 비중 낮음 정보 없음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EU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고용 안정성, 노동시간 등의 격차가 크고, 노동법이 강해서 노동 투입시간 또한 제한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한 상황 

         

        등이 미국과 EU 간 GDP 격차를 유발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측 그래프) 소득 불평등 수준의 경우 EU가 미국과 중국보다 약 10%포인트 낮은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앞서 다룬 미국, 중국, EU 간 GDP 수준의 순위(미국 > 중국 > EU)과 소득불평등 수준의 순위(미국 > 중국 > EU)가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다룬 국내총생산 및 1인당 GDP를 고려해서 살펴보면, 시장 중심 성장모델을 선택한 미국이 더욱 부유해진 반면에 복지 중심 성장모델을 선택한 EU는 더욱 가난해졌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3) 글로벌 상품 및 서비스 무역 부문

         

        ECB(European Central Bank, 유럽 중앙 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EU가 중국가 직접 경쟁하는 산업의 비율은 2002년 25%에서 2023년 40%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아래 그래프는 글로벌 상품 및 서비스 무역에서 차지하는 미국, 중국, EU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것입니다.

         

        세계 상품 및 서비스 시장에서 미국, 중국, EU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
        글로벌 상품 및 서비스 무역에서 미국, 중국, EU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상품 무역의 경우 EU는 2000년 초반 세계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보였지만, 세계금융위기(2007 ~ 2008년) 이후 하락하기 시작하여 Covid-19 펜데믹 이후 상품 부문에서 점유율이 3 P.P.(Percent Point)* 하락한 반면에 중국의 경우 오히려 13 P.P.(Percent Point)가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는데, EU는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EU의 제조업 및 수출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P.P.(Percent Point): 퍼센트(%)는 전체를 100으로 환산하여 특정 값이 그 중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 나타내는 개념을 말하며, 퍼센트포인트(P.P.)는 서로 다른 퍼센트 값의 차이를 의미합니다.(예를 들어 특정 값이10%에서 12%로 증가했다면 증가율은 2% 포인트(2P.P.)이지, 2% 증가한 것이 아닙니다.)

         

        반면에 서비스 무역의 경우 EU, 미국, 중국의 상대적인 점유율 격차는 Covid-19 펜데믹 전까지 큰 변동이 없었지만, 이후 EU는 글로벌 점유율이 1%P 감소한 반면에 중국은 2%P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데, EU는 디지털 서비스 및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2. EU의 경제성장 둔화 요인

         

        EU의 경제성장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둔화된 이유는 크게 ⁽¹⁾EU의 경쟁력 약화, ⁽²⁾높은 에너지 비용, ⁽³⁾보호무역주의 강화, ⁽⁴⁾ EU의 약한 결속력을 들 수 있습니다.

         

        (1) EU의 경쟁력 약화

         

        - 첨단 기술 경쟁력 약화

         

        2024년 9월에 발행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50대 IT 및 기술 기업 중 유럽 기업은 단 4곳*에 불과하며, EU의 글로벌 기술 매출 비중은 2013년 22%에서 2023년 18%로 감소한 반면에 같은 기간 미국은 30%에서 38%로 증가하였습니다.

        * 2024년 기준 직접 시장 조사를 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유럽 기업들이 50대 기업에 포함되었습니다.

        ① SAP(독일): 독일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② ASML(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로 독점적 지위

        ③ Siemens(독일): 독일의 대표적인 산업 기술 및 자동화 기업

        ④ NXP Semiconductors(네덜란드): 자동차 및 보안 반도체 솔루션 기업

         

        특히, EU는 최근 AI, 반도체,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미국(AI 및 반도체) 및 중국(태양광 등)에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EU는 빠른 기술 혁신으로 글로벌 제조업 리더십 회복 및 새로운 첨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혁신을 통해 생산성(Productivity)이 높아지면

         

        노동 생산성 증가 → 임금 상승 → 가계 소득 증가 → 소비 확대 → EU 경제 활성화 및 경제 성장

         

        을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2) 높은 에너지 비용

         

        아래는 EU, 중국, 미국 간 산업용 전력(Industrial retail power)과 산업용 가스(Industrial gas)의 가격 차이에 대해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EU, 미국, 중국 3국의 산업용 전력 및 가스 가격 차이를 비교한 그래프

         

         

        2023년 기준 EU의 산업용 전기 가격은 중국 및 미국에 비해 약 150% 이상 비싸며, EU의 산업용 가스 가격의 경우 미국보다 약 345% 비싼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022년 기준 미국과 EU의 산업용 전기와 가스의 가격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22년 기준 EU와 미국의 산업용 전기 및 가스의 가격 비교 -

        구분 EU 미국 기타
        산업용 전력 가격 평균 EUR 160/MWh 평균 EUR 80/MWh 2배 차이
        산업용 가스 가격 평균 EUR 60-100/MWh 평균 EUR 20-30/MWh 3~5배 차이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 기인한 것으로,

         

        1)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유럽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나타낸 지도(출처: 미국 에너지정보(EIA) Europe relies primarily on imports to meet its natural gas needs(2022.2.11.)

         

         

        2021년 기준 EU는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약 334 bcm(십억 입방미터))의 40%(약 134 bcm)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였습니다.(주로 러시아 → 우크라이나 → 유럽)

         

        하지만 왼쪽 지도를 보듯이 2022년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2023년도에는 그 비중이 8%까지 낮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파이프라인 공급이 불가능해지면서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급격히 올라갔고, 2023년 기준 EU의 가스 수입 중 LNG 비중이 42%로 늘게 됩니다.(2021년 대비 20% 증가) 

         

        참고로 LNG는 액화 및 운송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천연가스 대비 약 50% 이상 비싼 편인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에 따른 유럽의 LNG 수요 증가 및 아시아 국가들(특히, 한국, 일본 등)과의 수급 경쟁이 붙으면서 LNG 가격이 급상하여 2022년의 경우 약 3.4조 유로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2) 탄소배출권(Emission Trading System) 비용

         

        EU에서는 탄소배출권 비용가 에너지 가격에 추가되기 때문에 산업용 전력과 가스 비용이 미국 및 중국보다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 2022년 기준, EU의 산업용 전력 가격의 약 78%가 원자재 수입 및 탄소배출권 비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EU의 산업용 전력 평균 가격은 미국(약 80 EUR/MWh) 대비 2 ~ 3배 높은 수준으로 EU 내 일부 회원국의 경우 250 EUR/MWh 이상의 가격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2년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때 만들어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과 대조적인 모습으로, 미국은 자국 내 에너지 생산 확대를 통한 에너지 가격의 안정을 유도했기 때문에 EU보다 훨씬 저렴하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3) EU의 구조적 문제

         

        EU는 세계 최대 가스 및 LNG 수입함에도 불구하고 집단적 협상력이 부족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으며, EU 내 회원국들이 서로 다른 보조금 및 지원 정책을 운영함에 따라 EU라는 단일 시장에서 여러 가격이 상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위기(2007 ~ 2008년)부터 지적된 문제로, EU 내 단일 통화기구인 ECB가 일관된 통화정책을 펼치는 반면에 재정정책의 경우 개별 회원국들이 독립적으로 수행함에 따라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불균형으로 그리스 경제위기 및 그리스의 EU 탈퇴가 거론된 적이 있었던 것처럼 EU가 행정 영역까지 통합되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보호무역주의 강화

         

        세계 각국은 펜데믹(2020년)과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2022년) 전후로 '전략적 상호의존 관계'에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U의 경우 중국산 원자재 및 중간재에 의존하는 반면에 중국은 EU라는 거대한 시장에 의존하는 관계를 가지고 이었지만, Covid-19 팬데믹 시기부터 시작해서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쳐 미국과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 및 자체적인 공급망을 추진하면서 경제성장 둔화가 과속화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37) 경제학으로 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분석에서 다루었듯이, 반도체, AI, 에너지 등 미래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자국 내 생산기지 구축 및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 또한 '중국 제조 2025(中国制造2025, Made in China 2025)' 실현을 목표로 원자재 채굴·생산·수출을 위한 수직적 공급망 구축 및 기술 자급자족(Technological Autarky)을 위한 막대한 R&D 예산 지원 등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증가 추세를 나타낸 그래프(2010 ~ 2022년)

         

         

        위의 그래프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증가 추이(2010 ~ 2022년)를 나타낸 그래프로써, Y축의 경우 보호무역주의 정책 시행 횟수를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2020년 Covid-19 팬데믹 이후 국가 간 보호무역주의 정책 시행 횟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개방성이 높은 EU에게 불리하게 작용됨과 동시에 EU의 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신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된 EU입장에서 상대국과 관세 전쟁을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양자 무역협상에서 무기가 될 만한 카드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4) EU의 약한 결속력

         

        1)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부조화

         

        앞서 언급했듯이 EU는 통화정책은 ECB가 통제하는 반면에 재정정책의 경우 EU 내 개별 회원국들이 독립적으로 담당하는 이원적인 구조입니다.

         

        이 의미는 개별 회원국의 경제 사정에 따라

         

        경기 침체 → 확장적 재정정책(정부 지출 확대) & 확장적 통화정책 시행(통화량 증가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 투자 및 소비 증가 → 경제 회복

         

        또는

         

        경기 과열 → 긴축적 재정정책(정부 지출 축소) & 긴축적 통화정책 시행(통화량 감소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 투자 및 소비 조정 → 과열된 경제 상황 진정

         

        과 같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가 필요한데, 현재 EU는 독일 및 프랑스 등 특정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 발생

         

        '링겔만 효과'란 집단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갈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비효율성을 말하는데, 현재 EU의 상황의 링겔만 효과가 발생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EU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럽 내 27개국이 가입되어 있는 유럽 연합(또는 경제·통화 동맹(Economic and Monetary Union, EMU))으로서 유럽 단일시장(EU Single Market)을 공유하고 있지만, 각국이 개별적인 산업 정책을 펼치면서 EU 내 중복 투자 및 그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는 높은 비효율성이 발생한 상황입니다.

         

        또한, EU 내 27개국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처럼 산업·무역·외교 정책이 통합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조율이 어렵고, 그 속도가 매우 느린 한계가 있습니다.

         

        3) 불균형한 보조금 지출 규모

         

        EU 가입국들의 상이한 재정상황은 Covid-19 팬데믹 시기,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시기 그리고 평상시 지출되는 보조금 규모의 불균형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래는 2022년 기준 EU 회원국별 보조금 지출 규모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 2022년 EU 회원국별 보조금 지출 규모 - 

        2022년 기준 Covid-19 팬데믹 시기,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기타 목적으로 EU 회원국에 지급되었던 보조금 규모를 나타낸 그래프
        2022년 기준 Covid-19 팬데믹 시기,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기타 목적으로 EU 회원국에 지급되었던 보조금 규모

         

         

        해당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EU 회원국별 보조금 지출 규모가 GDP 대비 엄청난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개별 회원국의 경제 규모에 따라 보조금의 절대액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기준 헝가리(HU)는 약 40억 유로(4b EUR)를 보조금으로 지급했는데, 이는 헝가리 GDP 대비 2.1% 수준(40억 유로, 4B EUR)으로 EU 회원국 중 GDP 대비 가장 높은 비율로 보조금을 지출한 것입니다.

         

        이에 반해, 독일(DE)의 경우 약 740억 유로(74b EUR)를 보조금으로 지출했는데, 이는 독일 GDP 대비 1,9% 수준으이며, 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보조금을 지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일랜드(IE)의 경우 약 20억 유로(2b EUR)를 보조금으로 지출했는데, 이는 아일랜드 GDP 대비 0.3% 수준이며, EU 회원국 중 가장 적은 보조금을 지출하였습니다.

         

        즉, EU는 표면적으로 EU의 단일 시장 원칙*의 주요 내용인 "모든 회원국의 기업들이 공정한 시장 환경에서 경쟁 및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를 준수한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EU 회원국 간 상이한 재정상황으로 인해 개별 정부로 부터 지급되는 보조금의 절대금액이 회원국별로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공정한 경쟁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 EU 단일 시장 공정 경쟁 원칙은 유럽연합 조약(TFEU, Treaty on the Functioning of the European Union)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으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TFEU 제101조: 기업 간 경쟁 제한 협정 금지 및 기업의 시장 독점 및 가격 조작 행위 방지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② TFEU 제102조: 시장 지배적 기업의 공정 경쟁 저해 행위 관련 제재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③ TFEU 제107-109조: 국가 보조금(State Aid) 규제 및 특정 기업·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 제한을 통한 시장 왜곡방지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④ 디지털 시장법(DMA, Digital Markets Act) 및 외국 보조금 규정(Foreign Subsidies Regulation, FSR): 비EU 국가로부터 지급되는 보조금 및 디지털 플랫폼의 반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법률 관련 내용입니다.



        3. 시사점

         

        EU 설립의 본래 목적은 유럽 단일 시장 구축, 유럽 내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한 노동력 공급 및 분배의 효율성 달성, 다른 국가 및 경제 동맹과의 협상력 강화 등이 있었지만, 2020년 Covid 팬데믹 및 2022년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경제가 보호무역주의로 바뀌면서 EU 설립의 효과가 상실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EU 단일 시장 내 공정 경쟁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및 법적 장치를 마련하였으나, 실제로는 독일 및 프랑스 등 EU 회원국 중 높은 수준의 경제력을 보유한 회원국들에 의해 운영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보였습니다.

         

        또한, 본문에는 다루지 않았으나 무분별한 난민 포용 및 EU 내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 및 이민 허용 등은 사회적 혼란 및 통합 비용을 증가시켰으며, 결국 이러한 부분이 축적됨과 동시에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실제로 영국이 2020년 1월 31일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하게 되었습니다.(개인적으로 영국의 EU 탈퇴는 캐머런 총리부터 시작된 정치적인 이용만 있었을 뿐 경제적인 논리는 아예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EU의 경우 NATO의 운영과 관련된 국방 예산 규모가 2023년 기준 약 3,130억 달러로, 같은 해 미국의 국방 예산인 약 9,160억 달러의 1/3 수준임에 따라 EU의 지리적 위치(러시아 및 중동 견제) 및 크기(총 육지 면적은 약 420만 제곱킬로미터이며, 배타적 경제 수역(EEZ)의 경우 세계 최대인 1,700만 제곱킬로미터)를 고려할 때 미국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이는 지금과 같은 보호무역주의 및 양자 무역협상 분위기에서 절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방안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EU의 경제성장 둔화 및 위기에 대한 배경을 다루어 보았는데요.

         

        다음편에 EU가 제시한 해결방안 및 그에 대한 현실성 여부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Part A.pdf
        3.46MB
        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Part B.pdf
        11.50MB

         

         

         

        ※ 출처

        1. Europe relies primarily on imports to meet its natural gas needs(2022.2.11.), 출처: EIA(미국 에너지정보청), https://www.eia.gov/todayinenergy/detail.php?id=51258

        2. Main elements of Draghi competitiveness report(2024.9.9.), 출처: Reuters, https://www.reuters.com/markets/europe/main-elements-draghi-competitiveness-report-2024-09-09

        3. 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Part A, "A competitiveness strategy for Europe"(2024.9.)

        4. 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Part B, In-depth analysis and recommendations(2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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