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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경제학으로 본 우클릭 vs 좌클릭, 선거에서 중도층을 잡아야 하는 이유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5. 2. 26. 23:32반응형
목차
최근 국내 정치상황이 다이나믹(?)하게 돌아감에 따라 유력 정치인들이 차기 대통령 선거를 준비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정책 및 공약을 미리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ㅇㅇㅇ 정치인이 우클릭했다(또는 좌클릭했다)."라는 내용 및 "이번 선거의 승패는 중도층의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내용 등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경제학 이론인 '중위투표자 이론(MVT, Median Voter Theorem)'에 적용할 경우 '중도층 공략'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 공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중위투표자 이론이란 무엇일까요?
1. 중위투표자 이론
중위투표자 이론은 후보자가 선거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중위투표자(Median, 중도층)의 표를 얻기 위한 선거 공약 및 정책을 어필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 실제로 우리 주변에 정치적 성향이 확실한 사람들(또는 드러내는 사람)보다는 중도층에 있는 사람들(또는 중도층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반영한 이론입니다.
(1) 중위투표자 이론의 기본 가정
중위투표자 이론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본 가정이 있습니다.
① 비교하기 쉬운 정책 공약(Single-dimensional policy space)
유권자는 비교하기 쉬운 정책 공약을 고려하여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합니다.
→ 예를 들어, 진보 vs 보수(좌파 vs 우파) 또는 성장 vs 분배와 같이 정책 공약이 단순해야 하며, 이때 유권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책 공약을 고려하여 투표를 하게 됩니다.
② 단순 선호(단봉형 선호, Single-peaked Preferences)
유권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책을 공약하는 후보자를 가장 선호도가 높으며, 해당 정책과 괴리가 있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감소하게 됩니다.
③ 다수결 원칙(Majority Rule)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자가 당선되어 자신의 정책 공약을 실행하게 됩니다.④ 두 명의 후보자(Two Candidates)
분석의 편의를 위해 두 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상황(Binary competition)을 가정합니다.(2) 중위투표자 이론 분석
위와 같은 가정을 바탕으로 중위투표자 이론에 대한 그래프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중위투표자 이론( MVT, Median Voter Theorem)은 유권자의 이념 성향이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가정에 기반하며, 중도층 유권자가 가장 많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그리고 위 그래프를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는데,
① 특정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자 A와 보수 성향 후보자 B가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며,
② A, M, B 에 대해 정규분포형태(∩)로 나타낸 이유는 각 후보 지지자 및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의 성향도 상대적으로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지기 때문입니다.
③ 그리고 보통의 사회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 분포가 나타나는 계층은 중도층임을 가정합니다.
→ 예를 들어, 북한과 같이 특수한 경우 유권자의 선호 및 분포가 한쪽으로 쏠릴 수도 있습니다.
④ 이때, 진보 성향의 A 후보자는 일명 '정책 우클릭'을 통해 중도층의 표를 흡수하고 싶어하며, 보수 성향의 B 후보자는 '정책 좌클릭'을 통해 중도층의 표를 흡수하고 싶은 욕망이 생길 것입니다.
⑤ 이에 따라 각 후보자는 극단적인 정책(극우 또는 극좌)을 내세워 중도층(중위투표자)의 표를 잃기 보다는 자신의 정책을 중도 쪽으로 맞추는 전략(Pivoting to the Center) 을 취하게 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현실에 적용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의힘(우파)과 민주당(좌파) 내 대선 후보자들은 대선(대통령 선거)과 관련하여,
→ 당내 경선에서는 소속당의 이념적 성향(보수 또는 진보)에 맞춘 정책 공략을 당원들에게 어필하지만,
→ 실제 본선에서는 중도층(중위투표자)을 공략하기 위해 보다 온건한 입장으로 선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대선에서 각 당의 후보자들은 세금, 노동, 사회 복지 정책과 관련하여 극단적 정책을 고수하기보다는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조정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3) 중위투표자 이론의 한계
중위투표자 이론(MVT, Median Voter Theorem)은 선거에서 후보들이 정책의 방향을 중도쪽으로 선회(Pivoting to the Center)하는 전략을 직관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도 존재합니다.
① 다차원적 요소 고려(Multi-Dimensional Issues)
현실 정치에서는 진보 vs 보수와 같은 요소 외 경제, 안보, 인권, 환경 등 여러 분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후보 간 정책을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 후보자 간 정책의 비교가 어려울 경우 유권자들은 정책보다는 지지하는 정당과 인물(컬트 문화)만 보고 표를 행사하기 쉽습니다.
② 투표율 문제(Voter Turnout Issue)
현실에서는 모든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실제 선거에서는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특정 계층*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현실에서는 높은 투표율, 뛰어난 로비 능력, 강력한 결속력 및 조직력을 갖춘 집단의 의사가 반영된 선거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③ 선거 및 정당 시스템 문제(The Electoral and Party Systems)
→ 특정 선거에 후보자가 많이 나옴에 따라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경우 중위투표자의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 다당제의 경우 단일 정당이 아닌 연합 정당(Political Coalitions)을 구성하여 선거에 임하며, 선거 후 정책을 조정하기 때문에 후보자가 반드시 중도쪽으로 정책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 다당제에서는 유권자들이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가 아닌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Strategic Voting)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④ 감성적 투표(The role of emotions in populism)
→ 현실에서는 유권자가 후보자의 정책보다는 후보자의 이미지, 감성적 호소, 카리스마 등에 따라 투표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중위투표자 이론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시사점
중위투표자 이론(MVT, Median Voter Theorem) 은 미국이나 우리나라같이 거대 양당으로 정치가 운영되는 나라에 적용하기 쉬운 이론이며, 우리가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특정 후보가 우클릭(또는 좌클릭)했다."는 내용 및 "이번 대선의 향방은 어떤 후보가 중도층의 표심을 사라잡느냐에 달려있다."라는 내용 등을 쉽게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중위투표자 이론을 통해 특정 후보가 자신이 속한 정당 및 기존에 보여주었던 정책의 방향성을 조정한다는 뉴스가 나올 때 과연 그것이 후보자의 '진정한 정책 변화'인지 아니면 '단순히 표를 의식한 행위'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바람직한 선거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전체적인 투표율이 낮을 경우 높은 투표율, 뛰어난 로비 능력, 강력한 결속력 및 조직력을 갖춘 집단의 의사가 반영된 투표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의 정치적 무관심 및 협오에 따른 낮은 투표율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정치 영역 또한 종교 영역처럼 컬트 문화가 강하게 반영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정책 및 공략보다는 인물에 대한 감성적 투표(The role of emotions in populism)가 나타나면서 정치 및 정책에 대한 비합리적 지지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시아가 나타나서 세상을 구한다."라는 컬트 문화 및 믿음에서 벗어나 항상 '주인 - 대리인 문제'를 생각하면서 정치인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투표해야 우리의 세금이 현세대 및 미래 세대를 위해 제대로 쓰여지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만약 '투표 시스템' 관련 내용을 추가적으로 살펴보고 싶으신 경우 (13) 경제학으로 본 "합리적이고 공정한 투표 시스템은 존재할까?"를 참고해 주시고, '주인 - 대리인 문제'에 대해 추가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경우 (12) 경제학으로 본 "국가부채, 없는 것이 최선일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참고
1. Lecture 6: The Median Voter Theorem, 출처: MIT OpenCourseWare
Lecture 6(The Median Voter Theorem).pdf0.40MB2. 진보와 보수는 가운데서 만난다, 출처: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https://eiec.kdi.re.kr/publish/naraView.do?fcode=00002000040000100007&cidx=10989&sel_year=2017&sel_month=04
3. 3회 중위투표자정리 [선거톡톡 시즌2],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https://www.youtube.com/watch?v=p4HXTBvJR_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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