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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경제학으로 본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vs 연준의 독립성생각보따리/경제학으로 본 세상 2025. 1. 26. 19:27반응형
목차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의견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의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미국우선주의, 맞대응 전략(tit for tat), 타협과 양보를 우선하지 않는 태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관성은 트럼프 및 미국의 입장에서 다른 나라와 협상 시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쉽게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 후 전략적 행위를 펼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당연히 미국의 강력한 국력(세계 공통어인 영어에서 기반하는 문화 파급력, 기축통화인 달러에서 기반하는 경제 파급력 그리고 세계 최대 국방력에서 기반되는 군사 파급력) 때문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실제 엄청나다는 것을 상대방이 역사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와 같은 일관성과 관련된 준칙과 재량에 대해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Tough Negotiation(공격적인 협상 태도), Tit-for-Tat(맞대응 전략), The Art of the Deal(거래의 기술), High-Stakes Bargaining(고위험 협상), Leverage Maximization(레버리지 극대화), Negotiation as a Performance(쇼로서의 협상), No Fear of Walking Away(협상 파토에 대한 과감성) Personalization of Negotiation(협상의 개인화) 등으로 정리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은 트럼프 대통령만의 준칙(Rules)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 출처: Bloomberg) 1. 준칙(Rules)과 재량(Discretions)
준칙과 재량은 경제학에서 주로 다루는 용어로 정책당국의 업무 스타일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먼저, 준칙(Rules)의 경우 사전에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며 정책을 펼치는 것을 말하며, 재량(Discretions)의 경우 주어진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경제환경은 불확실하고 가변적이며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경기 대응적(Conunter Cyclical) 정책개입(재량, 예를 들어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국민지원금 지급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정책당국의 준칙 준수의지가 의심받을 경우 정책 신뢰도가 하락하여 그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반론이 존재합니다.
2. 연준의 정책 운영
미 연준(Federal Reserve)은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물가 안정(Price Stability)과 최대 고용(Maximum Employment)이라는 이중 명제(Dual mandate)를 핵심 목표로 통화 정책을 펼칩니다.
→ 물가 안정의 경우 보통 2% 수준의 장기 인플레이션율을 목표로 합니다.
→ 최대 고용의 경우 현재 실업률을 자연실업률*에 가깝게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4~5 % 수준을 통상 자연 실업률로 보고 있습니다.
* 자연실업률: 노동시장 내 구직과 채용 간 시간차에 따른 마찰적 실업(Frictional unemployment)과 기술변화 등에 따른 구조조정과 같은 구조적 실업(Structural unemployment) 등 항상 일정 부분 존재하는 실업률을 말합니다.
그래서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GDP, 인플레이션율(π), 실업률(u),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여러 경제지표를 고려한 후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발표하여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을 미리 시사하는데, 2024년 12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 2025년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 연준의 기준금리 발표 후 시장은 이에 반응하여 주식, 채권, 부동산, 환율 등의 수급 및 가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즉, 미 연준의 이중 명제 달성을 위한 기준 금리 결정의 과정과 그 일관성을 준칙(Rules)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운영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2025년 1월 20일 발표한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내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증대를 위한 새로운 시추 작업 및 파이프라인 건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제한 해제, 환경 규제 완화 및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가격 인하 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율(2025년 1월 15일 기준 2.9%)을 낮춰 기준금리(2024년 12월 18일 이후 4.25%~4.50% 범위로 설정)를 인하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낮은 금리수준를 통해 약달러를 유발하여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시한 것인데 이는 미 연준의 의사결정 및 정책방향과 관계 없이 미국우선주의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량*(Discretions)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목적 달성을 위해 형식주의를 탈피하여 실용주의를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이미 갈등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어떤 관계를 맺을까요? (사진 출처: Financial Times) 4. 최후의 승자는
전통적으로 미 연준은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Independence of the Federal Reserve)로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달성을 목표로 통화정책을 펼치는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 눈에 띄는 경제성과를 보이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고 활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즉, 통화정책에 있어 전통적인 형식주의 및 준칙을 대표하는 미 연준과 극단적인 실용주의 추구를 위한 재량을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 간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2018년 금리를 인상하자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제롬 파월 의장의 해임 시도를 했던 전적*이 있기 때문에 다가오는 2025년 1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방향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미 연준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4차례 인상, 3월 1.50 ~ 1.75%에서 12월 2.25 ~ 2.50%까지 총 4차례 0.25%씩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여 12월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 논의 및 2019년 초 파월 의장 해임 후 이사직만 유지시키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했으나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준과 트럼프 대통령간 힘겨루기에서 어떤 형태로든 그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과 관계없이 기존의 준칙대로 행동할 경우 역시 연준은 준칙을 준수함과 동시에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에 만약 이번에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트럼프의 의중이 향후 여러 경제정책에서 강하게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재량적 측면이 강화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번에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정책 수행의 일관성 및 시장의 신뢰 하락의 문제(앞으로 사람들이 미 연준의 공식 발표 및 금리 방향성을 쉽게 믿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부딪히기 때문에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쉽게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과연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 기간 동안 준칙과 재량 중 어느 것이 우선될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 출처
1. UNLEASHING AMERICAN ENERGYEXECUTIVE ORDER(2025년 1월 20일) 출처: (https://www.whitehouse.gov/presidential-actions/2025/01/unleashing-american-energy)
2. Trump Says Reducing Energy Prices Will Allow for Lower Interest Rates(2025), 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3. Trump says US will guarantee LNG supplies for Europe(2025),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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